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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 분석(Lean Analytics)이 필요한 이유

패러다임 2021. 11. 16. 00:16

최근 린 분석(Lean Analytics), 린 스타트업(Lean Start-up)에 대한 책이나 글이 주목을 받고 있다. 필자는 린 분석(한빛미디어, O`Reilly - 앨리스테어 크롤, 벤저민 요스코비츠 지음)에 대한 책을 읽었는데 포스트잇을 붙여가며 필기까지 하면서 매우 열심히 연구했다. 스타트업이 반드시 수행해야 하는 것 중 하나가 분석인데, 그동안 스타트업에 관한 분석 방법론은 스타트업을 제대로 분석하는 방법이 아니었다. 주로 시가총액 3천억 이상의 중견기업 정도 되어야 분석이 의미가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스타트업은 각자의 사업 방식이나 수익 모델(Business Model)이 다르므로 정확한 이론이 존재한다기보다는 각자의 회사가 생존해 나가면서 비법을 하나씩 쌓아나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렇기에 시중 대부분의 분석론은 재무제표를 작성할 수 있을 정도의 중견, 대기업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런데 최근 스타트업 전성시대가 되면서 스타트업 분석론에 관한 많은 책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그중 하나가 필자가 소개한 린 분석이라는 책이다.

스타트업은 대중이 필요한 것을 빠르게 캐치하고 전략과 방향을 전환(Pivot)하면서 끊임없이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해야 한다. 이런 과정에서 스타트업은 데이터 분석을 통한 의사결정 방법을 사용하는데 이에 대한 비결이 담겨있는 책이다. 창업가들은 자신이 산업과 회사에 대해 잘 안다는 생각 때문에 점점 자신이 원하는 대로, 보는 대로 생각하는 확증 편향의 경향이 짙어진다. 일을 열심히 하고 사업경력이 오래되었을수록 이 현상은 더 심각해진다. 그런데 한 발만 잘못 디뎌도 낭떠러지로 추락할 수 있는 스타트업의 특성상 하나의 확증 편향이 회사의 명운을 좌우할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데이터에 근거(Data-Driven)한 접근이 필요하다. 여기서 데이터에 근거했다는 뜻은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것에서 나아가, 데이터 분석의 결과가 기업의 의사결정과 행동에 직접적으로 반영되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온라인 사업을 하면서 데이터 주도적으로 회사를 운영하려면 다뤄야 할 많은 데이터와 지표를 알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사업 모델/현재 사업 단계에 따라 다뤄야 할 지표들을 알아둬야 한다. 이 책에서는 온라인 사업을 크게 여섯 가지 사업 모델로 분류한다. 그리고 스타트업의 사업 단계로는 다섯 단계로 분류한다.

- 여섯 가지 사업 모델 : 전자상거래, 모바일 앱, 미디어 사이트, Saas(Software as a service), 사용자 제작 콘텐츠, 양면 마켓플레이스

- 다섯 가지 스타트업의 사업 단계 : 공감 단계, 흡인력 단계, 바이럴 단계, 매출 단계, 확장 단계

 

위에서 말한 여섯 가지의 사업 모델과 다섯 가지의 스타트업 사업 단계에서는 중요하게 다뤄야 할 `핵심 지표`가 있다. 사업의 단계마다 집중할 핵심 지표(수치)에 대해서 정하지 못한다면 회사의 자원을 어떻게 분배해야 할지 의사 결정할 수가 없다. 이 상황에서는 대표나 임원진의 직관과 경험에 따라서 자원을 분배하게 되는데, 위에서 설명한 확증 편향이 발생한다면 잘못된 의사결정으로 회사를 위험하게 만들 수 있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그래서 핵심 지표를 정확하게 활용하여 회사가 필요한 곳에 적절한 양의 자원을 분배하도록 만들어가면 회사가 위험을 겪을 일도 줄어들어 실패를 피하는 방법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은 핵심 지표를 제시하는 것에서 나아가 핵심 지표가 목표를 달성했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한다. 예를 들어, `방문자 수`라는 핵심 지표를 세웠어도 목표 달성 지표의 기준을 1,000만 명으로 할지, 1억 명으로 할지는 알 수 없다는 이야기다. 고객 전환율이 10%라면 높은 것인지, 낮은 것인지 알 수가 없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래서 이 책의 저자는 많은 조사와 기업 인터뷰를 통해 업계의 평균을 도출하고 기업이 필요한 구체적인 지표 수치를 수집했다. 이 자료를 통해 핵심 지표가 어느 정도의 목표를 가져야 하는지 알 수 있도록 도와준다.

필자는 이 책을 스타트업에 근무하면서 처음으로 접했다. 당시에 필자는 CFO이자 Analyst로 회사에 재직 중이었는데 기존에 재직하던 대기업 기준으로는 스타트업을 도무지 분석할 수가 없었다. 그 와중에 다른 회사의 CEO로부터 추천받은 책이 바로 이 책이었다. 이 책을 통해 당사의 실제 데이터로 분석해가면서 회사에 전략을 제시했는데, 실제로 작용하는 것이 매우 많았다. 그래서 스타트업의 전략과 기획, 분석을 담당하는 담당자라면 이 책의 내용이 매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앞으로의 포스팅은 이 책에서 다룬 이론들을 좀 더 심층적으로 다뤄보고 실제 케이스를 분석하여 독자분들이 조금 더 실무적으로 해당 이론들을 응용할 수 있도록 만들고자 한다.

 

인생을 살아가는 것, 특히 사업과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 열심히 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열심히 하지 않으면 더욱 어렵다. 하지만 너무 열심히 하면 확증 편향에 빠져 잘못된 의사결정을 하게 된다. 어떻게 보면 사업은 자녀를 키우는 과정과 비슷하다. 애정을 너무 갖고 자식을 키우면 자식을 보호한다는 핑계로 자식을 과잉보호하거나 온갖 규제로 자식 관점에서 숨을 쉬기 어려운 환경을 갖고 자랄 수도 있다. 하지만 자식을 챙기는 것은 부모의 타고난 본성과 같은 것이기에 끊임없이 균형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 이치가 사업에도 똑같이 적용되기 때문에 직감에 의한 의사결정보다는 항상 균형을 찾으려 수치를 분석하고, 데이터를 찾으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앞으로 자식을 바르게 키우도록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냉철한 의사결정을 하는 분석 방법을 알아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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