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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 분석] 올바른 지표를 선택하는 방법

패러다임 2021. 11. 18. 00:32

지표에 대해서 고려해야 할 요인 중 하나는 지표는 단독으로 쓰이기보다 쌍을 이뤄서 지표를 측정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전환율(기대 고객에서 실제 제품을 구매하는 고객의 비율)과 구매 시간(고객이 구매까지 걸리는 시간)은 매우 밀접한 연관이 있다. 마케팅으로 자사의 제품을 알리고 실제로 고객이 물건을 구매하여 전환되었을 때, 전체적으로 걸리는 시간에 따라서 얼마나 많은 고객이 전환되는지가 달려있다고 봐도 무방하기 때문이다. 이 두 지표를 함께 보면 매출과 현금 흐름에 대해서 많이 알 수 있다. 사업에 있어 중요한 지표를 살펴보기 시작하면 이렇게 짝을 이루는 지표들을 발견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매출이나 현금 흐름, 고객 채택 여부 등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올바른 지표를 선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래야만 고객, 현금, 매출을 파악할 수 있고 더 나아가 기업 가치평가나 전략 수립까지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바른 지표를 선택하려면 다음의 다섯 가지를 생각해야 한다.

1. 정성적 지표, 정량적 지표

정성적 지표는 체계적으로 측정되는 것이 아니라 관찰이나 경험을 통해 수집되는 것이므로 실상을 보여주지만 구조적이지 않고 종합하기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특히 정성적 지표는 수집하는 데 큰 비용이 들고, 데이터를 정제하고 구조화하는 데도 큰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다. 정량적 지표는 숫자와 통계의 형태를 띠지만 숫자 이외에 추론할 수 있는 정보가 부족하여 정황을 파악하기가 어렵다는 특징이 있다.

2. 선행 지표, 후행 지표

선행 지표는 미래를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되고, 후행 지표는 과거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선행 지표는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 신호를 알려줄 수 있으므로 후행 지표보다 사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주므로 더 유용하다고 볼 수 있다. 지진이 나기 전의 전조 증상을 알면 미리 대피할 수 있는 것이 선행 지표이고, 내진설계를 했더니 무너지지 않은 건물이 있었다는 것이 후행 지표라고 생각하면 된다.

3. 상관 지표, 인과 지표

두 개의 지표가 함께 움직이면 이 두 개의 지표는 상관관계가 있다고 본다. 상관관계가 클수록 둘은 같이 움직인다고 생각하면 된다. 고등학교 통계를 생각해보면 상관관계(Correlation)가 1이면 완전히 같이 움직이고, 상관관계가 -1이면 완전히 반대로 움직인다. 0이면 둘은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 반면, 한 지표가 다른 지표를 변하게 하면 이 두 지표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있는 것이다. 만일 회사가 매출(원하는 것)을 올리고 싶다면 마케팅(통제할 수 있는 것)을 더 하면 된다. 마케팅을 더 하면 매출이 변하므로 이 둘은 인과관계가 있는 것이다.

4. 탐색 지표, 보고 지표

탐색 지표는 추론에 기반을 두고서 유리한 고지를 먼저 점령할 수 있도록 아직 모르는 사실이나 내용을 찾는 데 목적이 있다. 보고 지표는 정상적이고 일상적인 상황을 정확히 알 수 있도록 만드는 데 목적이 있다. 

5. 허상 지표, 실질 지표

허상 지표는 가짜 지표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행동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서 도움이 되지 않는 지표이다. 실질 지표는 행동 방침을 정할 때 도움을 줌으로써 실제로 행동을 바꿀 수 있게 만든다.

 

KPI의 함정

많은 분석가가 사업을 이끄는 특정한 지표를 분석하는데, 이를 핵심 성과 지표(KPI, Key Performance Indicators)라고 한다. 모든 산업에는 KPI가 있으며 많은 회사에서 KPI를 기준으로 회사의 경영 성과를 평가하고, 부서와 개인의 성과를 평가하기도 한다. 주로 연말에 차기연도 KPI를 수립하고 분기/반기별로 KPI 달성 여부를 점검한다. 회사도 KPI가 있고 개인도 KPI가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회사의 KPI는 매출이나 고객 수가 될 수 있고, 개인의 KPI는 저축을 얼마나 했는지, 체중을 얼마나 줄였는지가 될 수 있다. KPI는 목표가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KPI는 함정이 있다. KPI를 달성하기 위해서 진짜 중요한 것을 무시해버리는 경우가 종종 생기기 때문이다.

필자가 금융회사에 있을 때는 수탁고(AUM, Asset Under Management)가 핵심 지표 중 하나였다. 수탁고는 고객의 자산을 얼마나 많이 끌어왔는지 아는 지표라고 생각하면 된다. 매출은 수탁고에 수수료율을 곱해서 산정되므로 수탁고는 곧 매출과 상관관계가 매우 높다. 그런데 수탁고를 중심으로 KPI가 짜인 부서는 목표에 미치지 못하는 금액이 있으면 수수료를 낮춰서라도 수탁고를 채우려고 한다. 그렇게 되면 실제로 KPI는 달성했겠지만 회사의 매출은 적게 나오게 된다. 예를 들어, 목표 수탁고가 1,000억이고 원래 수수료율이 1%라면 원래 이 부서의 매출은 10억이 나와야 맞을 것이다. 하지만 500억이 부족하여 무리해서 수수료를 절반(0.5%)으로 낮췄다면 이 부서의 매출은 7.5억이 된다. KPI인 수탁고는 1,000억으로 달성했지만, 회사의 매출이 낮아진 것이다. 그래서 KPI는 목표를 이루게 하기 위한 지표이지만 맹신해서도 안 된다. 너무 KPI 중심으로 생각하면 KPI만 달성하고 궁극적인 목표는 달성하지 못하는 속 빈 강정이 될 수가 있다.

그리고 연속적인 KPI(매출, 영업 고객 수 등)는 올해 너무 많이 달성하면 내년에 영향을 끼치게 되므로 KPI를 초과 달성하는 것에 거부감이 드는 일도 있다. 작년 매출이 100억이고 올해 KPI가 작년 대비 20% 상향된 120억이라면, 내년에는 올해의 20%를 더해야 할 가능성이 크므로 120억 매출을 채우면 그 뒤의 매출은 굳이 올리려고 하지 않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올해 120억을 했으면 내년에는 24억이 상향된 144억이지만, 올해 30억 초과 달성하여 150억을 만들었다면 내년 KPI는 180억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부분 실적을 채우면 내년으로 이연해 버리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KPI는 중요하지만, 너무 KPI에 매몰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으니 KPI를 잘 설정하고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KPI 외의 지표도 자주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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