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네가 하고 싶은 일을 해라?
우리는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암기식/주입식 교육을 받아왔다. 창의적인 것보다는 잘 외우고, 공식대로 푸는 것이 최고였다. 그리고 대학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대학이 지식의 상아탑이라는 명성을 잃은 것도 꽤나 예전 일일 것이다. 그러면서 취업할 때는 반짝 이런 질문을 한다.
본인이 다른 지원자와 차별화된 강점에 대해서 기술하고,
그 강점이 회사에서 수행하고 싶은 업무에 어떻게 적용될지 기술하세요.
응?
대부분의 학생들은 옆 학생과 성적의 차이가 있을 뿐, 다르지는 않았다. 그래서 면접관들이 면접이 끝나고 나면 '지원자들이 개성이 없이 다 똑같다'는 말을 한다. 당연하다. 그동안 개성보다는 점수를, 창의보다는 암기를 강조해 왔으니까 말이다. 그런데 옆 사람과 내가 무엇이 다른지, 회사에서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갑작스레 물어본다.
과연 우리는 이 답을 스스로 찾을 수 있는 환경에서 자랐는가?
단연코 아닐 것으로 생각한다.
2.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는 방법
그렇다고 교육과 환경 탓만 해버린다고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네 잘못이 아니야'라는 건 순간의 위로일 뿐, 문제 해결의 해답은 되지 않으니까 말이다. 그러면 우리는 늦어버린 지금이라도 내가 좋아하는 일, 내가 잘하는 일을 찾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 그러면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필자의 생각은 '생각만 하면 절대 못 찾는다.'는 것이 기본적인 생각이다. 우리는 경험하지 않고서는 내가 좋아하는 것을 모른다. 그래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경험해야 한다. ①직접 해보기도 하고, ②아는 사람의 이야기를 듣기도 하고, ③책이나 온라인 매체 등을 통해서 간접경험도 해야 한다. 그중에서 필자가 제일 좋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②아는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다.
직접 해보는 것보다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으며, 간접 경험을 비대면으로 접하는 것보다는 깊이가 있다. 다만, 경험을 들려주는 화자에 따라서 시야가 제한될 수 있다는 점이 단점이 될 수 있다. 그래서 많은 사람, 다양한 사람을 만나서 최대한 많은 얘기를 나눠 보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 과정에서 생각을 정리하며 치열하게 고민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시험에 대입해서 생각해 보면 간단하다.
어려운 수학 문제 하나를 풀기 위해 많은 공식을 외우고 응용하는 문제까지 수없이 푼다. 그래도 어려운 문제는 풀지 못하고, 해답을 봐도 이해가 안 될 때가 있다. 그런데, 이 수학 문제보다 훨씬 어렵고 복잡한 '인생'에 대한 문제를 한두 번의 생각으로 풀려고 하는 것 자체가 난센스다.
3. 오늘의 미션(1) - 내가 좋아하는 일 3가지
필자는 좋아하는 일이 많다. 그래서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지정하기보다는 카테고리를 넓혀서 얘기해보고자 한다.
1) 창의적인 일
단순 반복이거나 해답이 뻔한 일은 좋아하지 않는다. 머리를 써서 기존에 없던 답을 찾아내는 일을 좋아한다. 직진이 막히면 창의적으로 우회로를 찾아냈을 때가 제일 짜릿한 순간이다.
2) 결과가 화려한 일
기존에 없던 답을 찾아내면 성과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그냥 의미 있는 수준이 아니라 명확하게 성과가 결정되는 일을 좋아한다. 상을 받았다든지, 얼마를 벌었다든지, 얼마의 비용을 아꼈다든지 하는 구체적이고 성과가 폭발하는 일을 좋아한다.
3) 새로운 것을 배워야 하는 일
기존의 지식을 답습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것을 배우고 적용하는 일이 적성에 맞다. 필자가 일할 때 제일 답답한 순간이 예전 것만 찾아보고 새로운 것을 적용하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회사에서 신사업을 할 때 자문해 주시는 업력 25년 차 이사님께서 입버릇처럼 하시던 말씀이 있었다.
이사님 : 이건 25년 일하면서 본 적이 없는 거예요.
필자 : 이사님, 아마 저랑 일하시는 한 달 동안은 25년 동안 못 보셨던 것을 한 달 내내 보실 겁니다. 기존에 없던 걸 만드는 거니까 새롭게 생각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사람과 업계는 쉽게 바뀌지 않는 법이었다. 새로운 것을 배워야 하는 일을 좋아하는 필자는 그 이사님이나 업계와 맞지 않았다. 경험해 보니 훨씬 더 뼈저리게 알게 되었다.
4. 오늘의 미션(2) - 내가 잘하는 일 3가지
1) 프레젠테이션
남들 앞에서 말로 설득하는 일을 잘한다. 청중을 고려하고 그들이 무슨 얘기를 듣고 싶어 하는지, 어떻게 해야 설득하는지, 경쟁자와 다르게 하려면 어떤 것이 필요한지 명확하게 하기 위해 철저하게 준비한다. 그리고 극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많은 연습을 거듭한다. 그리고 발표하면서 사람들의 눈빛을 바뀌는 것이 보인다. 이 것이 필자가 제일 자신 있어하고 잘하는 일이다.
2) 네트워킹, 사람을 움직이는 일
필자는 코딩이나 디자인, 의료와 같은 전문 지식이 없음에도 같이 일해보자는 제의를 많이 받는다. 그 이유는 사람에 대해서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그 사람에게 도움이 될만한 행동을 하기 때문인 것 같다. 꼭 도움이 되지 않더라도 같이 있으면 즐거울 수 있는 긍정적인 마인드와 텐션이 있다. 그래서 영업직을 하면 잘할 것이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3) 체력으로 승부를 보는 일
천재들의 싸움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일은 일을 많이 하는 사람이 이기는 구조이다. 상대방이 10시간 일할 때, 내가 20시간 일하면 내가 이길 가능성이 높다. PPT를 만들어도 한번 보는 것보다, 10번 20번 고민하고 재검토하는 것이 퀄리티가 좋게 나올 가능성이 높다. 필자는 미친 체력이 장점이기 때문에 체력으로 승부를 보는 일을 잘한다.
농구할 때도 특별한 기술은 없었지만 미친 체력으로 상대편 에이스의 체력을 빼놓는 역할을 맡았었다. 아무리 잘하는 사람도 끊임없이 달라붙으면 둔해지기 마련이다. 일에서의 포지션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5. 오늘의 미션(3) - 나에게 소중하고 가치 있는 일 3가지
1) 상대방을 설득해 눈빛을 바꾸는 일
필자가 취업컨설팅 창업을 시작한 나이가 27살이었다. 초기의 학생들은 온라인(독취사, 블로그)에서 필자를 알게 되어 오프라인 상담을 받으러 오곤 했다. 이 과정에서 필자를 보면 의심의 눈초리로 보기 마련이었다. 나이가 어느 정도 있는 전문가인줄 알았는데 젊은 사람이(나와 비슷하거나 어릴 것 같은) 나왔으니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의심의 눈빛이 신뢰와 확신의 눈빛으로 바뀌는 순간이 있다. 그 순간이 가장 짜릿했다.
특히, 학생이 왔을 때, 그들이 말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 경험을 통해 추론하고, 그들이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을 짚어주면 신내림 받은 무당을 만난 것처럼 놀란다. 그 상황에서 해법까지 제시해 주면 눈빛이 바뀌지 않을 수가 없다. 그때가 가장 보람차고 뿌듯했다.
2) 파급력이 있는 일
필자는 취업컨설팅이라는 일을 매우 좋아했다. 필자가 하는 몇 시간의 수업이 학생의 인생을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의사결정까지 도와주기도 한다. 삼성전자에 취업한 학생이 직무를 바꾸는 상황이라든지, 현대차와 한화에 동시에 붙었는데 직무가 달라서 어디에 가야 하는지를 같이 고민한다. 그리고 수년 뒤에 '그때 선생님이 말씀해 주신 것이 맞았어요'라고 할 때 매우 뿌듯하다.
학생의 적성에 맞게, 제일 잘할 수 있는 부분에 매칭시켜 주는 일은 그 사람의 효율을 좌우하기 때문에 개인과 회사, 사회에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가르친 수백 명의 학생들은 자신에게 맞는 위치에서 원하는 일을 하기 때문에 매우 큰 효율을 만들었을 것이다. 이렇게 파급력이 있는 일이 가치 있다고 생각한다.
3) 세상을 재밌게 만드는 일
필자가 인도에 갔을 때, 비가 와서 물웅덩이가 많은 학교에 우연히 들른 적이 있다. 벤치에 앉아 있으니 어린 학생들이 몸이 젖는 것은 신경도 안 쓰고 축구를 하고 있었다. 그걸 보면서 필자는 생각했다. '저렇게 열심히 해도 가난한 이 학생들은 축구 선수가 될 수 없을 텐데, 왜 저렇게 열심히 하는 거지?'
그날 밤, 36시간 동안 기차를 타면서 해법을 찾았다. 축구 경기가 재밌는 이유는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서 뛰기 때문이다. 선수들이 설렁설렁 뛰면 축구가 발전하지 않았을 거고, 그러면 지금처럼 재밌을까? 세상의 일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어제보다 발전하고, 어제보다 재밌는 것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기 때문에 세상이 풍요로워지고 재밌어지는 것이다.
핸드폰은 매년 발전하고, 자동차도 매년 새로운 것이 나온다. 그러면서 세상은 조금씩 재밌어진다. 필자도 이런 일을 하고 싶다.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꾸고 재밌게 만드는 일을 최고의 가치로 친다.
6. 나라서 유독 그렇게 느끼는 것
필자는 최근에 희망퇴직을 신청했다. 대상자가 아니었음에도 인사위원회에서 결정하면 희망퇴직을 할 수 있다고 하여 신청하게 되었고, 인사위원들 간 1표 차이로 극적으로 희망퇴직 안이 가결됐다. 그 의사결정에서 핵심 역할을 하신 분은 사장님이셨는데, 결정이 되고 나서 필자를 따로 부르셨다. 그러면서 필자처럼 좋아하는 일을 하려고 하는 직원들은 안 잡는 것이 개인에게 훨씬 도움이 되어서 희망퇴직을 승인했다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회사에 소문이 퍼지면서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되었는데, 공통되게 말씀해 주시는 것들은 감사하게도 '너는 잘할 거다', '너는 걱정이 없다', '우리 회사가 좀 더 열려있었으면 더 많은 것을 했을 텐데 아쉽다', '네가 하는 사업에 꼭 투자하고 싶다' 등의 얘기였다.
필자가 회사에서 보였던 혁신적인 모습, 새로운 것을 하려는 모습, 어려움과 위기를 뚫어내는 모습을 보면서 그렇게 말씀해 주신 것 같다. 이걸 토대로 필자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을 판단하자면 '새롭고 혁신적인 것'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래서 창업의 길에 다시 들어서게 된 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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