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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일을 오래 하는 방법(Feat. 나이키 창업자 자서전 '슈독')

패러다임 2023. 10. 9. 23:59

1. 일을 좋아하는 것과 오래 하는 것

[필 나이트 자서전 '슈독' p.85]
나는 백과사전을 제대로 팔지 못했다. 게다가 그 일을 싫어했다. 그나마 뮤추얼펀드는 좀 더 많이 팔았지만, 마음속으로는 그 일도 싫었다. 그런데 신발을 파는 일은 왜 좋아하는 것일까? 그 일은 단순히 제품을 파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나에게는 달리기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나는 사람들이 매일 밖에 나가 몇 킬로미터씩 달리면, 세상은 더 좋은 곳이 될 것이라고 믿었다. 그리고 내가 파는 신발이 달리기에 더없이 좋은 신발이라고 믿었다. 사람들은 내 말을 듣고 나의 믿음에 공감했다.
믿음, 무엇보다도 믿음이 중요했다.

일을 왜 하는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미션과 비전이 왜 중요한가를 나타내는 구절이다.

필자는 재무팀에서 회계 업무를 하는 것을 싫어했다. 평소에 꼼꼼하다고 생각했지만, 회계 업무는 훨씬 그 이상의 꼼꼼함이 필요한 일이었다. 그나마 회사에서 뜻밖에 큰 개선 업무를 하게 되면서 인정을 받게 되었지만, 마음속으로는 그것이 회사의 것이지 나의 것이 아닌 상황이 싫었다.

 

그런데 왜 교육업으로 창업했을 때는 좋아했을까? 그리고 왜 몇 년 되지 않아 그만두었는가?

필자가 교육업을 좋아했던 이유는 단순히 제품을 파는 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좋아했다. 교육업이라는 게 어느 정도 사람의 인생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일에 대한 믿음이 약했다. 필자는 내가 하는 일이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든다는 믿음까지는 없었다. 필자의 수업은 남들의 수업보다는 잘한다고 생각했지만, 사람과 세상을 바꿀 정도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물론, 돈은 꾸준히 잘 벌 수 있었지만 그건 일을 오랫동안 할 수 있도록 만드는 원동력은 아니었다.

그래서 내 믿음에 사람들은 일부만 공감했다.

믿음, 믿음이 중요한데 믿음이 충분하지 않았다. 그래서 3년이란 시간을 불태워서 좋은 결과를 냈지만, 오래 지속하지는 못했다.

 

 

2. 왜 일하는가

어르신들은 골프에 진심이 많은 분들이 많다. 그런데 그분 중에 상당수가 '골프를 치는 모습을 보면 인성을 알 수 있다.'라고 말한다. 골프도 인생도 마음대로 안되지만, 골프는 인생에 비해서 짧은 시간에 치면서 상대적으로 갑작스러운 고락을 겪게 되면서 나도 모르는 인성이 나오는가 싶다. 그래서 거기에서 조금이라도 극단적인 모습(채를 세게 던진다든지, 신경질을 낸다든지 등)을 보이면 그 사람이 평소에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알 수 있다고 하셨다. 다 맞진 않겠지만 대부분 맞다고 하셨다. 부분을 보고 전체를 추론할 수 있는 셈이다.

 

비슷한 이치로 창업자의 포텐셜이 있는지를 물어보려면 '왜 일하는가'를 물어보면 어느 정도 답이 나온다. 일을 대하는 모습을 보면 그 사람의 삶의 태도가 어느 정도 나온다. 먹고살기 위해서 일한다는 사람들은 창업하면 매우 괴로울 것이다. 창업이라는 것은 돈과 생존 이상의 가치를 위해 달려가야 한다. 내가 하는 일을 좋아하고, 나아가 믿음이 있어야 한다. 혹은, '일'이라는 것을 도구로 한 차원 다른 생각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일본의 교세라 창업자인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의 '왜 일하는가'라는 책에서 회장은 말한다.

왜 일하는가. 자신의 인격수양을 위해서 일하노라고, 그래서 죽는 날까지 어제보다 더 나은 인간이 될 수 있다면 바랄 것이 없다고.

 

 

3. 나는 창업자로서 적합한가?

요즘 생각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창업을 하기 위해서 많은 부분들이 부족하다고 느껴진다. 심지어 간단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도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나에게 협조적인 팀원들과 일함에도 필자의 역량이 부족하여 제대로 리딩하지 못한다. 일 자체도 즐기고 있는지 모르겠다. 즐긴다고 하기에는 팀원들이 보여주는 열정의 크기보다 필자의 열정의 크기가 더 작은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일. 그것을 뛰어넘는 믿음을 주변까지 줄 수 있는 사람.

나는 어떻게 일을 대하고 있는가.

 

과연 믿음을 주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머리가 복잡한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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