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업은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필자는 복권이나 사업을 대하는 사람의 기대는 같다고 생각한다. 복권을 사면서 '난 절대 안 될 거야'라고 생각할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 마음을 갖고 복권을 사는 사람은 없다. '혹시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산다 할지라도 일말의 가능성도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럼 안 사는 게 맞지. 사업 또한 마찬가지이다. 물론 어렵고 힘들다는 것은 대충 알고 있겠지만, 그것이 믿어 질정도로 피부에 와닿기가 어렵다. 심지어 창업을 해봤음에도 아직도 미래에 대한 낙관적인 생각을 하기 마련이다. 내가 어렵고 망할 거라고 생각하기보다는 내가 대박을 터뜨려서 어떤 사업체를 어떻게 꾸리고 그 돈으로 뭘 할까 생각하는 것이 사람 마음 아니겠는가.
그런 마음이 모두 이뤄진다면 모든 사람들이 사업에 성공해야 되고, 이는 모든 사람이 복권에 당첨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그런 말이 있지 않는가. 모든 사람의 대박은 모든 사람의 쪽박이라고. 모든 사람이 복권에 당첨되면 당첨금은 구매가격인 천 원의 절반도 안된다고 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내가 사업을 하면서 '이렇게 잘될 거야'라는 긍정적인 믿음보다는 어떤 위험이 있고 어떤 고생이 있어서 사업이 힘들 것이다라는 부정적이라기보다는 보수적인 시각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다가오는 위험과 고통에 대비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내 사업이 안되었을 경우, 힘들어졌을 경우를 생각해야 한다. 문제를 찾아내면 솔루션은 생각보다 쉽게 찾아낼 수 있다. 그래서 이번에는 내 사업을 보수적으로 바라보고자 한다.
2. 뭐가 위험할까?
필자가 이 사업을 고른 이유 중에 하나는 '무자본 창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교육사업이라는 것은 당장 손을 털고 나가도 손해가 없다. 공장을 세우거나 유통을 한다면 자기 자본이 투입되어야 하지만, 교육은 시작하기도 간편하고 종료하기도 간편하다. 위험을 덜 지는 것이다. 필자가 아무리 최악의 경우를 생각한다고 해도 교육사업에서 마이너스가 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학원을 차리거나 선생님을 뽑는 사업의 경우는 그렇게 부도가 날 수 있지만, 필자가 지금 영위하는 사업은 학원 사업과는 구조가 다르다.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교육 사업을 시작했는데 대체 뭐가 위험할까?
위험을 파악하기 전에, 시장 상황을 간단하게 알아보자. 시장 상황을 알아보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의 위험을 파악할 수 있다. 당장 파악하기에 가장 쉬운 방법은 경영학에서 자주 등장하는 마이클 포터의 5 Force Model이다.
3. 교과서에 자주 나오는 5 Force Model
1) 기존 시장의 경쟁
- 현재 경쟁사 분석을 하지 않았다는 것도 위험이다. 실제로 시장의 플레이어가 누가 있는지 잘 모른다. 부업을 컨설팅하는 유튜버, 교육들이 와디즈나 class 101, 크몽 등에 수없이 존재한다. 그리고 좀 더 체계화되면 EO, 창업부트캠프(라이프해킹스쿨) 같은 교육 및 컨설팅이 있다. 그 뒤부터는 정부교육이나 VC에서 제공하는 인큐베이팅이 있을 것이다.
2) 신규진입자
- 필자가 사업을 잘한다고 가정하면, 사이즈가 커졌을 때 후발주자가 들어올 가능성이 크다. 자소설닷컴의 경우 최근 진학사의 캐치(Catch)가 큰 위협이 되는 상황이다. 자소설닷컴의 사업 자체는 큰 기업이 따라 하기 쉬운 영역이었기 때문에 큰 기업에서 조금만 손봐도 금방 따라 잡힐 수가 있다. 필자가 하려고 하는 사업도 큰 교육기관에서 조금만 시도하면 금방 따라올 수 있는 영역이다.
3) 대체재의 위협
- 대체재가 수도 없이 많다. 기술을 알려 주는 교육이나 기관, 제공자들이 매우 많다. 유튜브와 각종 교육들은 쏟아지고, 의지만 있으면 손을 뻗어서 바로 무료로 교육을 받아볼 수 있다.
4) 공급자의 협상력
- 필자의 사업에서 공급자라고 하면 강사로 모시는 연사, 투자를 받게 해 줄 엔젤투자자, VC 등이 있을 것이다. 사실 이 부분은 필자에게도 대체재가 많은 편이다. 공급자와의 협상력보다는 고객의 관계를 튼튼하게 만들어 놓고, 그들의 아이템을 잘 개발한다면 공급자의 협상력이 높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
5) 구매자의 협상력
- 이 부분이 매우 불명확하다. 필자의 아이템이 아직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어서 그럴 가능성이 높지만 구매자들이 지불 용의(Willingness to pay)가 있을지가 명확하지 않다. 독서 모임인 트레바리 같은 모델로 진행할 수도 있지만, 그들의 성공 요인을 잘 모르기 때문에 우리가 회원에게 적당한 과금을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하지만 인원이 모이고 플랫폼화가 된다면 구매자들은 대부분 개인의 형태일 것이므로 구매자의 협상력이 높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즉, 현재 경쟁과 대체재, 신규진입자 사이에서 어떻게 살아남을지 위주로 고민하면 될 것이다.
4. 교과서에 나오지 않는 그 밖의 위험
그 밖의 현재 생각나는 위험은 다음과 같다.
1) 시장의 니즈가 없거나 내가 생각하는 니즈와 다를 위험
- 현재 시장에 투잡 니즈가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그것이 실제로 필자가 생각하는 니즈인지와 고객이 실제로 지불 용의가 있을 정도의 아이템인지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2) 시스템화가 안될 위험, 확장 제한 위험
- 단발성으로 창업 모임을 여는 것은 어렵지 않다. 하지만 이것을 체계화하고 고객을 잡아두고, 전환시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이들이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추어 플랫폼의 형태가 되어야 확장할 수 있는 여력이 많은데, 그 단계까지 가는 와중에 와해될 위험이 있다.
3) 대체불가능 위험
- 모델을 어떻게 짜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시작을 필자의 리더십이나 친화력으로 한다면 필자를 대체하는 사람을 구하는 것이 어려워질 수 있다. 사업은 사람이 아니라 시스템으로 돌아가야 되는데 사람이 강제로 막아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취업컨설팅 사업에서 이 위험에 가장 크게 노출되고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 부분을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4) 법적인 위험
- 필자의 사업 구상에는 고객과 함께하는 사업이 있다. 고객의 사업은 최초에는 직장을 다니면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형태는 일반 사기업이 될 수도 있고, 공무원이 될 수도 있다. 그렇게 합작해서 설립한다면 법적인 위험이 고객에게 전가될 수 있다. 그리고 고객의 위험은 곧 나의 위험이 될 수 있다.
5) 유료화, Upselling 위험
- 예전 스타트업에 있을 때 유료화를 하면서 그동안 고객의 상당수가 허상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구름처럼 많은 고객이 있었지만 그중에서 비를 내려줄 수 있는 것은 아주 일부분이었던 것이다. 모임을 시작하고 유료화하고, 더 높은 단계의 아이템을 팔면서 고객의 저항에 부딪힐 수 있다. 특히 교육업은 상업이 얼마나 들어가느냐에 따라 저의가 다르게 해석될 수 있기에 특히 조심해야 한다.
6) 관리 위험, 위험 전이 위험
- 필자의 사업은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사업의 성패가 결정될 수 있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나중엔 많은 법인 사업자를 내야 하는데, 그러면 관리 이슈가 반드시 등장하게 된다. 또한, 법인은 독립된 인격이라고 하지만 대표자 하나가 여러 개의 법인을 거느리는 경우, 대표자의 위험이 다른 법인으로 전이될 수 있다.
7) 자격요건 위험
- 현재 필자는 많은 영역에 대해서 창업해 본 것이 아니다. 필자보다 창업 경력이 긴 분들이 훨씬 많을 것이다. 그럴 경우에 이 사업을 영위할 자격이 있는지 처음부터 검증을 당할 가능성이 있다. 이 과정에서 충분한 역량을 보여주지 못하면 사업 자체가 진행되기 어려울 수 있다.
5. 간단한 위험 나열 후 소감
지금은 필자가 생각한 것 중에서 일부의 위험만 생각한 것이기 때문에 추후에 보완해 나가야 할 것이다.
다만, 현재 상태에서는 준비가 안되었기 때문에 위험이 무엇인지 파악하기가 어려운 상황으로 보인다. 지금은 1차로 분석하고, 사업의 윤곽이 잡힐수록 위험을 더 체계적으로 측량하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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