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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력증에 빠졌을 때 극복하는 좋은 방법

패러다임 2023. 9. 6. 21:11

1. 알고 보니 가엾은 내 인생?

필자는 스무 살 이후로 쉬어본 적이 없다.

그 사실을 최근에서야 깨달았다. 부모님께서 정말 성실하신 분들이라 그런가 필자는 가만히 있지를 못한다. 아주 단적인 예로 누군가와의 통화가 길어질 것 같으면 즉시 액션을 취한다. 집안일을 하거나, 무작정 나가서 통화하면서 걷는 것이다. 그렇게 하루에 만 걸음, 이만 걸음 걷는 것은 예삿일도 아니었다.

 

훈련소에 들어가기 불과 일주일 전까지는 인도에 있었으며, 군을 전역하고서 바로 제주도에 갔다가 일주일 머물고 바로 개강 수업에 갔다. 대학교 때는 아르바이트, 과외, 운동, 술자리가 끊이지 않았으며 방학 때는 인턴을 했다. 건축학도였음에도 금융 공부를 했고, 어려운 자격증에도 붙었다(물론 경영학도의 몇 배의 시간이 들었다). 그러다가 뜻밖에 4학년 1학기 끝나고 취업하면서 26살의 나이에 직장인이 되어버린다. 그리고 회사를 다니며 졸업하고, 퇴사하고, 창업교육받다가 스카우트되어서 스타트업에 있다가 창업했다가, 다시 취업했다가, 다시 창업한다는 등 보통 난리가 아니다.

 

그러다 보니 필자가 쉰다고 생각했는데도 주변에서는 '그건 쉬는 거 아니야'라고 하는 말을 많이 들었었다. 그 당시에는 진짜 몰랐다. 필자는 끊임없이 움직이는 러닝머신 위에서 '이 정도면 쉬는 거지'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2. 위기가 왔을 땐, 위기를 거꾸로 해보세요.

그러던 중, 쉴 기회는 우연히 찾아왔다.

좋아하는 운동만 편식해서 하고 잠도 몇 시간 안 자가면서 무리하더니 몸이 살짝 고장 난 것이다. 필자는 몸이 아주 튼튼한데, 그 체력으로 먹고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몸이 고장나버렸기에 상심이 무지하게 컸다. 그런데, 위기는 기회라고 했던가. 마침 회사를 그만두고 창업할 요량이었던 필자는 휴직을 신청해 버린다. 사실 휴직이라기보다는 청원휴가(질병 등의 이유로 장기 휴가를 청원하는 것)였고, 덕분에 급여도 재직 시절의 30%는 받을 수 있는 아주 좋은 개꿀 제도가 있었던 것이다. 

90일이면 창업해서 회사를 때려치우고 충분히 내 사업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 위기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위기를 거꾸로 해보면 기위. 아무것도 아닌 단어다. 위기는 위기였던 것이다.

 

스포) 복직 기념

 

3. 무기력증이 찾아오다.

갑자기 시간은 많아졌지만 몸이 성치 않은 것은 사실이었다. 그래서 난생 안 가본 병원도 자주 다니면서 몸의 안정을 취했다. 아무것도 안 하면 살 수 없는 몸이라고 생각했던 나의 몸은 가만히 있는 것을 무지하게 좋아했다. 심지어 새벽마다 운동하는 것을 좋아했는데도 가만히 있다 보니 필자가 아침형 인간이 아니라는 것까지 깨닫게 되었다.

왜 돈 많은 백수가 제일 좋은 것이라는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몸이 회복되면서 다시 예전처럼 바쁘게 지낼 것으로 생각했는데, 아주 철저한 오판이었다. 느지막이 일어나 사람 없는 가게에서 국밥에 막걸리를 한잔하고 동네 정자에서 누워서 바람 쐬는 게 하루 일과였다. 누워있다가 서너 시쯤 잼민이들의 학교 퇴근시간이 오면 정자를 점령당하기 때문에 쫓겨나듯이 집으로 와서 거실 바닥에 누워 구름을 보며 하루를 보냈다.

 

그리고, 그렇게 90일이 지나갔다.

무더위가 찾아오기 전에 휴직했는데, 어느새 가을에 접어들고 있었다.

그리고 나에게는 바닥에 누워있을 생활 습관만이 남았다.

 

 

4. 무기력증은 가위눌림이라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무기력증은 사실 휴직 중간에도 충분히 느끼고 있었다. 실천을 하지 않고 생각만 너무 오래 한 탓일까. 뇌는 열심히 달려가는데 이놈의 몸이 따라주지를 않는다. 잠을 자는 상황에서 몸이 알아서 움직이고 돌아다니는 것을 몽유병이라고 한다. 그 반대의 개념은 의외로 가위눌림이라고 한다. 

몽유병 : 몸(깨어있음) + 머리(잠들어있음)
가위눌림 : 머리(깨어있음) + 몸(잠들어있음)

 

그래서 가위에 눌렸을 때 누군가가 쳐주면 잠들어있던 몸이 깨어나서 가위에서 풀리는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필자도 스스로 몸을 깨울 수 없다고 판단해서 여러 활동을 하기 시작했다. (바로 진행 중이다.)

1) 새벽수영 : 새벽 6시~7시에 몸을 활발하게 움직인다.
2) 창업교육 : 약한 금융치료로는 안된다. 250만 원짜리 창업교육을 신청해서 사전과정을 밟고 있다.
3) 복직 : 회사에 복귀하기로 했다. 조금 더 쉴 수 있었지만 이번에 연장하면 두 번 다시 돌아오지 못할 것으로 판단했다.
4) 약속 : 주변 네트워크를 다시 살리고자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그래서 아주 바쁜 생활을 만들다 보니 무기력증이고 뭐고 누워있을 시간이 없다. 누워서 유튜브 좀 보고 싶은데 해야 할 것들이 생각나서 어쩔 수 없이 일어나야 한다. 지금도 퇴근하고 집에 와서 10분 정도 누워있다가 바로 교육 듣고 글 쓰는 중이다. 1시간 뒤에는 온라인 회의가 예정되어 있다.

역시 인간은 닥치면 뭐라도 하게 된다.

 

이 패턴대로라면 금방 뭔가 만들어낼 것 같다.

뭔가 인생의 2막이 시작된 느낌이다.

 

오늘은 복직 기념으로 신한그룹의 창업자인 이희건 회장님의 '오십훈'중에서 오늘 상황과 같은 구절이 생각나서 그것으로 글을 맺으려고 한다. 

31훈, 종전의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있는 힘을 다해 계속 달리지 않으면 안 된다. 한 단계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적어도 그 두 배의 속도로 달리지 않으면 안 된다.

 

이 글을 보고 무기력증을 극복하겠다고 생각하시는 독자분들께서는 두 배의 속도로 달려보시기를 권장한다. 우리 모두의 무기력증 궤도 탈출을 위해 힘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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