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환경은 생각보다 중요하다.
필자는 창업을 해봤다. 교육 사업을 했었는데 3년 조금 넘게 사업을 운영했다. 그런데 이 아이템을 찾고 나서 매출 50만 원부터 순수익으로 월 천만 원이 훌쩍 넘는 돈을 벌 수 있었던 건 환경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필자의 아버지는 장사꾼이었다. 트럭을 끌고 다니시면서 길에서 장사를 하셨다. 사실 가게도 없었으니 장사꾼이라고 말하긴 어색할 정도로 영세하고 정직하게, 성실하게 장사를 하셨다. 아마도 장사꾼이라는 단어보다는 소상공인이라는 말이 더 가까울 것이다. 그래서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아버지가 장사하시는 곳에 가면서 시장도 많이 가봤다. 어느 날은 아버지가 매우 바쁜 날이어서 필자 혼자서 아버지 트럭 짐칸에 올라가서 앉아있었다. 어린아이의 특성 중 하나는 신기한 것이 있으면 매우 잘 따라 한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어린 시절 필자도 아버지가 손님을 모으려고 외쳤던 멘트를 기억했다가 줄곧 따라 하곤 했다. 아버지는 그런 필자를 보면서 뭔가 좀 애매하게 웃으셨는데 지금에서야 그 당시를 돌이켜보니 자식의 귀여움 반, 씁쓸함 반이었을 것이다. 맹자의 어머니가 맹모삼천지교를 실천하면서 느낀 감정이 아니었을까 싶다.
아무튼 그래서 필자는 장사에 대한 호기심이 있었다. 그래서 어려서부터 창업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대학시절 아르바이트도 과외나 카페 알바보다는 몸을 쓰며 물건을 팔고, 손님들과 부딪히는 활동적인 알바를 많이 했다. 그런 활발함과 에너지가 좋았다. 몸으로 정직하게 움직이고 내가 하는 만큼 버는 것이 좋았다. 눈에 보이는 것이 좋았다.
어떻게 보면 필자는 당연히 장사에 관심을 갖고 창업을 하는 것에 거리낌이 없는 환경에서 자랐던 것이었다.
2. 환경은 중요하지만 모든 것을 결정해주지는 않는다.
그래서 필자는 취업보다는 장사를 먼저 하고 싶었다. 대학교 때 아르바이트를 특이한 것을 한 적이 있었는데 지하철역에서 과자를 파는 일이었다. 폭이 3m나 될까 하는 작은 공간에 매대를 펴고 과자를 진열한다. 그리고 100g에 천 원에 파는 일이었다. 어려서부터 장사의 환경에 노출이 되어서 그런지 필자는 과자를 꽤나 잘 팔았다. 몸 쓰는 것을 자주 했던 터라 행동도 빠릿빠릿했고 사장님은 매우 좋아하셨다. 과자를 얼마나 팔겠느냐고 생각하겠지만 10년도 전에 하루에 200~300만 원은 팔았으니 꽤나 장사가 잘 된 편이다. 당시에는 마진도 좋아서 영업이익률이 70%를 넘어갔었다. 사장님의 총애를 받던 필자는 당시 시급에다가 매출의 1~2%를 인센티브로 받았으니 아르바이트비로 한 달에 300만 원 넘게 받았던 셈이다.
매장이 잘 운영된다 싶으면 사장님은 가게에 나오지 않으셨다. 초창기 셋업을 하고, '오픈빨'을 받는 매장 초기에 필자를 세우고 매장이 안정화되면 다른 알바들을 세웠다. 그리고 필자는 또 다른 오픈하는 매장을 찾아다니며 초창기 셋업을 도왔다. 그렇다 보니 매장을 오픈하고, 부족한 재고를 주문하고, 가게의 문을 닫고 정산하는 것도 모두 나의 일이었다. 어떻게 보면 사장님이 계시긴 했지만 필자가 모든 일을 했으니 사장이나 다름없었다.
그래서 정기적으로 과자를 주문할 때, 과자를 배달해 주시던 분이 필자보고 직접 차려보라고 했다. 지하철 매장 자리 얻는 법, 물건 떼오는 법은 잘 알고 있으니 800~1,000만 원만 있으면 바로 시작할 수 있을 거라고 했다. 그런데 당시에는 20대 초반이었고 필자는 엄두를 내지 못했다. 무엇보다 필자가 가게를 내면 사장님께 배신을 하는 것 같아서 감히 시도하려고 하지 않았던 것 같다.
즉, 필자는 창업하기 좋은 환경에 있었지만 그 환경을 적절히 활용하지 못했다.
3. 환경을 만들고 적극적으로 이용해야 한다.
필자가 매우 부러웠던 게 서울대나 카이스트는 창업이 굉장히 활성화되어있다. 굳이 학벌을 이용하거나 기술기반의 창업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분야에서 창업한 선배들이 많기 때문에 조금만 손을 뻗으면 선배들을 만날 수 있고, 심지어는 같이 일할수도 있다. 그런 환경이 매우 부러웠다. 학벌 자체가 부럽다기보다는 환경이 부러웠던 것이다.
그런데 환경은 이미 주어진 것이 대부분이다. 필자가 어렸을 때 장사를 따라다니며 관심을 가지게 된 환경도 필자가 선택한 것이 아니라 주어진 환경이었다. 대학교도 공부를 잘해서 서울대나 카이스트를 갔더라면 좀 더 환경이 좋았을 테지만 창업하자고 서울대를 갈 수는 없는 모양이지 않은가. 그러면 환경이 주어지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냥 손을 놓고 있어야 하는가? 당연하게도 손을 놓고 있어 봤자 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렇기에 환경을 직접 만들어야 한다. 사람을 찾아다니고 모임을 찾아다녀야 한다. 사업한다는 사람이 있으면 찾아가서 물어보고, 창업 스터디나 소모임이 있다면 가입해야 한다. 그렇게 사람들과 어울리다 보면 듣게 되는 지식도 많고 에너지를 받을 것이다. 또한, 거기서 자신이 갖고 있는 장점을 발휘한다면 사업의 기회까지도 생길 수 있다. 내가 환경이 없다면 내가 아쉬운 입장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그렇게 하다 보면 기회는 언젠가 찾아오게 되어 있다.
다음 글에서는 필자가 어떻게 창업하게 되었는지 자세히 소개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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